내가 보이스피싱에 속은 이야기: 폰 고장났어

 안녕하세요. 저는 평범한 40대 주부인데, 최근 끔찍한 보이스피싱 일을 겪고 나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혹시라도 저 같은 피해자가 또 나오지 않았으면 해서요. 

보이스피싱 제발 조심하세요ㅠㅠ

지난주, 갑작스럽게 카톡으로 메시지가 왔어요. 발신자는 "나 아들인데, 폰 고장 나서 친구 폰으로 연락하는 거야"라고 하더라고요. 

우리 아들 말투랑 똑같아서 의심할 틈도 없이 "아, 우리 애가 급한 일이 있구나" 싶었어요. 요즘 애들이 폰 없으면 불편하니까, 당연히 엄마로서 걱정부터 됐죠.

😌그 뒤에 "엄마, 급하게 돈 좀 보내줄 수 있어? 친구한테 빌린 거 갚아야 해서..."라는 메시지가 왔어요. 평소에도 아들이 가끔 용돈 달라고 할 때 비슷하게 말하곤 했던 터라, 별생각 없이 "얼마 필요해?"라고 물었죠.


"100만 원만 부탁해. 나중에 내가 꼭 갚을게"라는 답이 왔고,

저는 "그래, 알았다"고 하면서 바로 계좌로 돈을 보냈어요. 송금하고 나서 "돈 보냈으니 잘 처리해"라고 메시지 남겼는데, 갑자기 답이 없더라고요. 그때부터 좀 이상하다 싶었어요.

혹시나 해서 아들한테 전화 걸어봤는데, "엄마, 나 지금 학교야. 폰 멀쩡한데?"라는 거예요. 그 순간 머리가 하얘졌어요. 다시 카톡 확인해보니 그 계정은 이미 차단된 상태였고, 송금한 계좌는 전혀 모르는 번호였어요.

경찰에 신고하고 은행에 연락했지만, "이미 돈이 다른 계좌로 빠져나갔다"는 말만 들었어요. 500만 원... 저희 집에겐 적은 돈이 아니에요. 남편한테 말하기도 무섭고, 자책감에 잠도 못 잤어요.

🌷 나중에 알아보니 이게 '메신저 피싱'이라는 거더라고요.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서 돈을 뜯어내는 수법인데, 2021년에만 피해액이 1,265억 원이나 된대요.

전체 보이스피싱 중에서 이런 가족 사칭형이 33.7%나 차지한다고 하니까, 저처럼 당한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 짐작도 안 가요. 사기꾼들이 어떻게 제 아들 말투까지 흉내 낸 건지, 아직도 소름 끼쳐요. 아마 제가 SNS에 올린 가족 얘기나 아들 사진 같은 걸 보고 정보를 알아낸 걸까요? 생각할수록 무섭네요.

경찰에서는 "지급 정지 신청을 빨리 했으면 일부라도 막을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워했어요. 하지만 그 순간엔 정신없어서 그런 생각도 못 했죠. 지금은 돈을 돌려받을 희망도 거의 없고, 그냥 제 잘못이라며 스스로를 탓하고 있어요.

남편한테는 결국 말했는데, 화내는 대신 "앞으로 조심하자"고 위로해줘서 더 미안했어요. 근데 밤마다 그 카톡 화면이 떠올라서 가슴이 답답해요.

제 경험 공유하는 이유는 여러분이 저처럼 당하지 않았으면 해서예요. 특히 요즘 보이스피싱 수법이 너무 치밀해졌대요. 전화번호나 메시지로 오는 건 무조건 의심하고, 가족이라도 직접 목소리 확인하거나 영상통화로 얼굴 보면서 얘기하세요.

저는 "설마 내가?" 했던 게 화근이었어요. 제발 저 같은 실수 하지 마시고, 주변에도 알려주세요. 100만 원 잃은 것도 아프지만, 누군가에게 속았다는 그 기분이 더 힘드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다들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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